짧은 소리와 함께 탄약 냄새가 비릿한 향과 화악 퍼지며 코를 찔렀다. 그들에겐 지독히도 익숙한 광경이었기에 뭐 대수냐는듯 발치 아래 새빨간 고깃덩어리를 바라보던 두눈이 무심하게도 시선을 거두곤 담배를 꺼내 물었다. 무엇을 찾는지 쭈그려 앉아 시체를 살피려던 B는 어느새 주머니속 라이터를 꺼내 자연스레 A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응? 아, 내 옷 더러워졌네!"
그러게 어두운색으로 입고 오라고 하지않았어? A가 비죽 웃자 입꼬리 틈사이로 희끄무레한 연기가 흘러나왔다. 아직은 소년의 티가 나는듯한, 10대 후반정도의 어린 얼굴의 B가 사내의 대답에 자잘한 말대꾸를 시도했지만 그이후 덤덤한 반응에 중얼거리며 시체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이윽고 아무런 소득도 없었는지 더러워진 손을 탁탁 털곤 어깨를 으쓱였다.
"꽝이야, 진짜였나봐."
"....."
일을 시작한지도 6개월하고도 일주일이 지났다. 그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으며 도망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솔직한 감상으론 A는 B가 오래 버티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종합적인 이유였다. 앞서 일했던 이들 대부분이 그래왔고 B 또한 그들과 다르다고 느껴지지않았기 때문에. 아는 사람 한명없이 꽤나 절박한 환경에서 자라온 B였고 다정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그에게 손을 내민 A를 구원자로 여기며 맹목적인 믿음으로서 제게 기대게하려는것에 대한 A의 시나리오는 크게 다르지않게 진행되었다.
'나를 실망 시키지마.'
큼직한 손이 B의 어깨를 내리눌렀고 그 너머로 묵직한 음성이 귓가에 꽂혔다. 보이지않았지만 낮게 깔린 목소리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눈동자가 저를 바라보고있음이 눈앞에 선명히 부식(浮式)됐다.
걍먼가키워드보자마자 뒷세계에대한뭔가 진부한 클리셰들이 떠올랐음,,
글이나 그림에서도 좋아하는소재인데 두명의 이야기라면 한명에겐 아무것도아닌일이고 또 한명한텐 인생의 전부인 이야기가 섞인걸 좋아함....^_^..